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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아프리카 방랑

아프리카 방랑
  • 저자폴 서루
  • 출판사작가정신
  • 출판년2013-10-25
  • 공급사(주)북큐브네트웍스 (2013-12-23)
  • 지원단말기PC/스마트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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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아와 질병, 전쟁과 난민, 강도와 구걸, 대자연과 야생동물, 기이한 풍습……

    감상적인 연민과 원시에의 동경을 넘어 아프리카의 실체를 찾아가는 대종단의 길




    『아프리카 방랑』은 세계적인 여행작가 폴 서루가 2000년대 초반 아프리카를 여행하며 경험한 모든 것을 녹여낸 대작이다. 800쪽에 달하는 분량이 말해주듯, 이 책은 이집트의 카이로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케이프타운에 이르기까지 아프리카를 종단하는 여정을 다룬 재미있는 여행기이자, 아프리카의 역사와 문학, 예술을 망라한 깊이 있는 안내서, 아프리카의 정치와 사회의 모순을 꿰뚫어본 생동감 넘치는 보고서다.

    빌 브라이슨, 세스 노터봄과 비견될 정도로 국제적 명성을 누리고 있는 폴 서루는 『유라시아 횡단기행The Great Railway Bazzar』과 『중국 기행Riding the Iron Rooster: By Train Through China』 등 베스트셀러로 최고의 여행작가 반열에 올랐으며, 여러 편의 소설과 문학비평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는 1960년대에 평화봉사단원으로서 말라위에서 아이들을 가르쳤고, 독재를 반대하는 동료 교사의 망명을 도왔다는 이유로 추방당한 후에는 우간다의 대학에서 강의하기도 했다. “세상에서 가장 푸른 대륙의 한복판에서 행복하게 살며 일한” 기억을 떠올리며 다시 찾은 아프리카에서 그는 이 거대한 대륙을 재발견한다.

    서루는 ‘오버랜드’ 여행을 표방하며, 고물 기차, 닭장 버스, 가축용 트럭을 타고 통나무배의 노를 저어가며 아프리카를 종단한다. 사막 한가운데 텐트를 치고, 무장 강도들의 총격을 받아 아찔한 순간을 넘겨가면서 이집트, 수단, 에티오피아, 케냐, 우간다, 탄자니아, 말라위, 모잠비크, 짐바브웨, 그리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국경을 차례로 넘는다. 이 과정에서 서루는 각국 대사들과 고위 관료들은 물론, 우간다의 수상이 된 옛 친구 아폴로 은시밤비, 수단 제1정당의 당수인 사디그 알 마흐디 등 정치 지도자들과 아랍 문학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인 나기브 마푸즈, 아프리카 문학의 대가 나딘 고디머 등을 만나 아프리카의 문제를 토론한다. 특히 서루는 아프리카의 ‘나쁜 사람들’에 대해 신랄한 독설을 퍼붓는다. 정치탄압을 일삼는 독재자나 외국의 원조를 착복하는 정치인, 무능한 관리들을 비판할 뿐 아니라 아프리카에 난립한 각종 구호단체와 선교단체의 위선까지 들춰낸다. 그는 “공간이 더 커지고 음산해지고 상황이 악화된 것 이외에는 변한 것이 없다”라는 느낌을 떨치지 못하며 “아프리카가 하나의 평행우주, 달리 말하면 그 안에 존재하는 모두가 더 밝은 세상에 존재하는 누군가의 그림자처럼 존재하는 암흑성Dark Star과 비슷하다는 생각마저 들었다”고 말한다. 아프리카의 내부를 관통하는 여정에서 그는 아프리카에서의, 아프리카 사람들의 삶의 본질을 깨닫는다.





    “아프리카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한결같이 우울했다.

    나는 그곳에 다시 가고 싶었다.”




    오늘날 폴 서루가 여행작가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쌓은 데는 뛰어난 관찰력과 함께 그것을 표현하는 지적이고 냉철한 화법이 한몫을 했다. 그는 여행 중인 아프리카에 대해서나 자신이 속한 서구 세계에 대해서나 감상에 치우치지 않은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한다. 예를 들어 아디스아바바의 첫인상에 대해 “누더기를 걸친 잘생긴 사람들, 오만과 궁핍이 뒤섞인 사람들, 비유하자면 가보인 은그릇까지 저당 잡힌 귀족들의 도시”라며 “유럽인의 야만인 조상들이 짙푸른 염료로 배에 색칠하고 엉덩이를 훤히 드러낸 채 유럽을 헤매고 다닐 때, 에티오피아인들은 곱게 옷을 차려입고 가축을 기르고 수레를 사용하며 십계명을 충실히 따르고 이슬람의 맹공으로부터 문명을 지켜내고 있었다”고 말한다. 범죄의 온상인 케냐의 나이로비에서는 FBI 요원의 지갑과 권총까지 훔쳐내는 대범한 좀도둑들과 어수룩해 보이는 피해자들을 대비시키고, 관을 만드는 목공소가 줄지어 있는 것을 보고는 “내가 케냐에서 본 가장 분주하고 활기찬 산업이었다. 관을 만드는 목공들과 그들의 애처로운 생산품은 불치병에 걸린 듯한 나라의 완벽한 자화상”이었다고 냉소한다. 이처럼 서루는 아프리카의 현실에 대해 안타까워하면서도 관찰자로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다. 여행지에 대한 낭만과 환상에 함몰된 여타의 여행서와 차별화되는 것이 바로 이 지점이다.





    비행기도, 야생동물 사파리도, 안락한 숙소와 안내자도 없는!

    느리고 위험하고 불편하지만 모험의 연속인 육로 여행




    아프리카의 북쪽 끝 카이로에서 남쪽 끝 케이프타운까지를 종단하는 이 여정에서 서루는 종종 곤경에 빠진다. 지독한 열기와 열악한 도로사정은 기본, 교통수단은 대개 더럽고 불편하며, 먹을거리는 변변치 않은데다 종종 배탈이 동반된다. 게다가 이 여정은 기다림의 연속이다. 고작 비자를 발급받기 위해 일주일이나 대사관을 들락거리고,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웃돈을 더 주지 않기 위해 공무원과 실랑이를 벌여야 한다. “아우슈비츠행”처럼 보이는 기차는 뜨거운 열기에 선로가 뒤틀리기 때문에 종종 멈춰 서고, 타이어에 펑크가 난 트럭에서 내려 다른 트럭에 올라타면 다음 순간에는 총을 든 강도가 기다리고 있는 지경이다.

    하지만 무릇 여행이라는 것이 그렇듯 위험과 우연은 여행자에게 뜻하지 않은 선물이 된다. 자동차를 수리하러 들른 마을에서 푸짐한 만찬을 차려 때 아닌 축제를 벌이게 되고, 원래 타려던 배가 고장 나는 바람에 엉겁결에 공짜로 얻어 탄 화물선에서 따뜻한 환대를 받게 된다. 그는 사막에서 야영을 하면서도 “밤이면 어김없이 닥치는 바람과 모래 폭풍과 소나기에 익숙해지면서 사막 생활에 점점 재미를 붙여가고”, 힘겹게 노를 저어 국경을 건너면서도 “통나무를 파낸 배로 텅 빈 강을 항해하는 즐거움은 허클베리 핀을 꿈꾸는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순수한 즐거움”이었다고 기록한다.





    하라르에서 랭보의 자취를, 요하네스버그에서 나딘 고디머를 만나다

    대문호의 흔적을 좇는 문학적 여정




    소설가이자 문학비평가이기도 한 작가의 이 여행기에서는 곳곳에서 문학적인 깊이가 드러난다. 여행지를 바라보는 그의 시선 자체가 문학적 감수성을 드러내는데다, 종종 잘 알려진 문학작품들의 이미지가 아프리카와 뒤섞인다.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한 조지프 콘래드의 걸작 『암흑의 핵심』의 이미지가 종종 오버랩되고, 스핑크스를 보면서는 플로베르와 마크 트웨인의 감상을 인용하며, 하라르에서는 시인이라는 신분을 숨긴 채 상인 행세를 하며 숨어 지내던 랭보의 모습을 소설처럼 선명하게 그려낸다.

    그런가 하면 이집트에서는 아랍 문학의 거장 나기브 마푸즈를 만나고, 우간다에서 함께 강의하던 V. S. 나이폴과의 에피소드를 거론하며,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사회의 부조리를 고발한 나딘 고디머의 작품세계와 그녀와의 만남을 비중 있게 다룬다. 서루가 그려 보이는 문학의 지도를 따라 아프리카를 여행하는 것도 이 책이 주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다양한 인종과 더 다양한 부족, 열강들의 식민전쟁, 독립, 독재, 끊임없는 내전……

    아직 세상에 드러나지 않은 거대한 이야기 창고, 아프리카




    우리는 흔히 ‘아프리카’를 빈곤이나 공포의 상징으로 여기거나, 대자연과 야생동물로 대표되는 목가적인 이미지로 뭉뚱그리는 우를 범한다. 서루가 몽테뉴의 『수상록』에서 인용하는 대로 “모두가 자기에게 익숙하지 않은 것은 미개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아프리카라는 실체는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다. 이 책은 다양한 국가·인종·부족으로 구성된 아프리카의 다양한 문화와 함께 역사와 정치에 대한 통찰을 아우르고 있다.

    그는 허리 부분만 겨우 가린 채 화려한 장신구로 멋을 부린 “장식의 화신” 렌딜레족이나, 동물 토템을 신봉하며 주술사를 찾아가 문제의 해법을 찾는 쇼나족, 신랑이 사망하면 과부가 된 형수나 제수를 살아남은 형제 중 하나가 부인으로 받아들이기로 맹세하며 소변 의식을 치르는 무키아족, 에티오피아 황제인 라스 타파리를 구세주로 숭배하는 라스타파리안 등의 생활양식을 소개하고, 인류의 화석을 보고 문명의 발상지를 거닐며 인류와 문명의 속성에 대해 고민해보기도 한다. 그는 “시골 마을은 여전히 전통의 저장고로서 남부끄럽지 않은 품위와 예절을 간직하고 있다”고 표현하는 반면, “아프리카에서 ‘도시화’는 더 커지고 더 더러워진다는 뜻이었다”고 지적한다.

    또한 이 책은 아프리카 각 국가의 역사와 정치까지 한눈에 볼 수 있게 해준다. 서루는 철로와 건축물을 보며 식민지배의 잔재와 전쟁의 상흔을 발견하고, 여정에서 만난 사람들의 목소리를 빌려 독립 이후에도 오랜 독재와 정치탄압, 혼란의 연속이었던 정치 상황을 고발한다. 이는 수단의 움마당 당수인 사디그 알 마흐디, 우간다의 수상 아폴로 은시밤비, 남아공의 환경부 장관을 비롯해 고위 관료들이 내놓는 낙관적인 전망과 묘하게 대비되어 아프리카인이 본 아프리카의 현실, 그 허와 실을 드러내고 있다.





    “저들은 당신 목숨을 원하는 게 아니라 당신 신발을 원하는 겁니다”

    범죄와 빈곤의 악순환을 낳는 정치와 구호활동의 아이러니




    아프리카를 여행하면서 서루는 “여기에 나쁜 사람들이 있습니다”라는 말을 계속 듣는다. 속이고 구걸하고 훔칠 뿐 아니라, 무기를 든 강도들이 도처에 있다. 하지만 그는 “당신 목숨을 원하는 게 아니라 당신 신발을 원하는 겁니다”라는 말을 듣고 아프리카 사회의 낙후성과 만연한 절망감을 포착한다. 이 책에서 그가 분명하게 비판하는 것은 도둑과 강도가 아니라, 그런 사람들을 만드는 사회시스템이다.

    우선 그는 종신 대통령을 자처하며 수십 년간 독재를 일삼고 외국의 원조를 착복하는 정치 지도자들을 비판한다. 실제로 책 속에서는 에티오피아와 수단, 우간다와 말라위를 막론하고 어디에서나 무고하게 정치범으로 몰려 옥살이를 한 사람들이 등장해 고문과 학대를 증언하며, 짐바브웨에서는 로버트 무가베 정부의 정책적 묵인하에 부조리하게 땅을 빼앗긴 백인들이 좌절감을 토로한다.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미화되어 있는 선교단체나 구호단체 활동의 폐해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이다. 일반적으로 아프리카에서의 자원봉사 활동은 숭고한 희생이나 헌신을 떠올리게 하지만, 저자는 30여 년 전 머물던 때와 지금의 아프리카가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며, 구호활동은 오히려 아프리카인들을 걸인으로 만들었다고 지적한다. 낙후지역은 기피하고 도시화된 곳에만 머무르며 번쩍거리는 흰색 랜드로버를 타고 다니는 구호단원들에 대한 비판은 물론, 장기적인 계획 없이 임시방편만을 남발하는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한다. 타문화에 대한 이해 없이 개종을 강요하는 선교단체의 독선에 대해서도 신랄하게 비판하며, 분명한 목적 없는 기부는 부패한 정치인들의 손에 돈을 쥐여주어 오히려 독재를 돕는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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