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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그들은 어떻게 주사파가 되었는가

그들은 어떻게 주사파가 되었는가
  • 저자이명준
  • 출판사바오출판사
  • 출판년2013-10-08
  • 공급사(주)북큐브네트웍스 (2013-12-23)
  • 지원단말기PC/스마트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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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의감으로 학생운동에 뛰어든 운동가들은 어떻게 주사파가 되었는가?

    -어떤 과정을 통해 주체사상을 학습하고, 그 핵심적인 내용은 무엇인가?

    -한국의 진보진영에서 NL(민족해방) 세력은 어떻게 다수파가 될 수 있었는가?

    -진보언론과 진보 지식인들의 ‘침묵의 카르텔’은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가?

    -이제 NL과 주사파는 자신들의 이념을 밝히고 사상의 자유시장에서 경쟁해야 한다.





    평범한 학생운동가는 어떻게 주사파가 되었는가?



    ‘한 NL 운동가의 성찰과 고백’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미시적인 분석과 저자 특유의 섬세한 통찰을 통해 전투적 학생운동이 끝나가던 시기였던 90년대 중후반 학생운동의 모습을 진지하게 복원하고 있다. 이 시기 학생운동에 몸을 담았던 저자는 자신의 경험과 관찰, 전언을 바탕으로 ‘정의로운 마음으로 학생운동을 시작했던 운동가들이 주사파가 되어가는 과정’을 담담하게 기술하고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평소 이 부분에 관심이 없었던 독자들에게는 다소 지루할 수 있는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쉽고 재미있게 읽힌다는 점이다. 저자는 특유의 간결하고도 날카로운 필체를 통해 독자들로 하여금 마치 재미있는 소설을 읽는 것처럼 흡입력 있는 전개를 보여주고 있다. 그렇지만 쉽게 읽히는 것과는 별개로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과 고민의 무게는 결코 만만치가 않다. 그동안 보수와 진보에서는 진보운동과 주사파 문제를 ‘악마화’ 혹은 거대담론 위주로만 접근해왔다. 저자는 그런 접근이 실제 진보진영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는 데 문제가 있다고 비판한다. 보수나 진보나 그러한 접근에는 ‘인간의 모습’이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이 가치를 발하는 지점은 다양한 각도에서의 접근을 통해 90년대 학생운동가들의 모습과 내면을 기계나 부속물이 아닌 살아 있고 고민하는 인간으로 복원했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이 책은 주사파에 경도되어 가는 학생운동가들을 악마로도, 영웅으로도 그리지 않는다. 정의를 추구했지만, 그러면서도 오류가 있을 수밖에 없었던 평범한 운동가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재구성함으로써 학생운동의 문제점들을 설득력 있게 짚고 있다. 동시에 조직과 권력, 진보진영의 전반적 조직문화 등에 대한 저자 특유의 감수성이 녹아 있는 성찰의 문장들은 보수와 진보를 넘어 많은 이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보편적 공감대의 영역으로 이끌고 있다.





    90년대 학생운동사의 복원-“운동권판 건축학개론”



    또한 이 책은 역사에 공백으로 남아 있는 90년대 학생운동을 미시사적으로 정리했다. 90년대 학생운동과 학생회의 모습을 이토록 세밀하고 설득력 있게 재구성해낸 책은 지금까지 없었다.

    이 책에는 신입생이 운동에 투신하는 과정에서부터 ‘애국적 사회진출’(졸업)에 이르는 전 과정을 대단히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다. 무슨 책을 읽고(커리큘럼), 어떤 시위와 집회에 참여하며, 또 주체사상 학습은 어떤 과정을 통해 이루어지는지, 운동가들의 고민은 무엇인지, 군대문제와 연애는 어떻게 해결하는지……. 저자는 서두에서 이 책은 운동권 백서가 아니고, 모든 것을 말하고 있지 않다며 책 내용의 한계를 분명히 그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 보여주고 있는 당시 학생운동의 모습은 그 시절 같은 경험을 했던 많은 이들로부터 깊은 공감을 이끌어낸다. 그래서 “운동권판 건축학개론”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그뿐 아니라 80년대와 2000년대의 학생운동을 경험했던 이들에게도 마찬가지의 반응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특수한 시기와 공간이라는 제한된 배경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한국 학생운동의 핵심적인 모습들을 짚어내고 있음을 말해준다. 따라서 독자들은 이 글을 통해 잠시나마 90년대의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저자의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각에도 불구하고, 애초의 목표였던 “그들이 주사파가 되어가는 과정” 역시 가감 없이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의 오류들을 냉정하게 고백하고 있다. 이런 특징들을 통해, 진보진영의 자기반성에 가까운 글임에도 불구하고, 진보진영에 몸담고 있는 이들에게도 반성과 성찰의 기회를 제공하고, 진보진영을 마냥 이상하게만 바라보던 이들에게는 ‘왜 그렇게 되었는가’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답을 던져주고 있다.





    통진당 사태의 배경과 진보의 조직문화



    2012년 봄에 벌어진 통합진보당 사태는 한국 사회에 큰 파장은 낳았다. 통진당 사태는 한 진보정당 내의 주도권 싸움을 넘어서 ‘주사파’의 실체 여부에 대한 논란으로 번졌고, 급기야는 한국 사회 전반에 이념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이번 사태는 국민들로 하여금 통진당만이 아니라 한국의 진보진영 전반에 적지 않은 물음표를 던지게 만들었다. 가장 민주적이어야 할 진보정당에서 벌어진 폭력 사태는 물론, 온갖 부정과 비리는 그동안 진보정당을 지지해왔던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일들이 벌어졌던 것일까? 이 책에는 진보진영의 폐쇄적인 조직문화와 내부비판을 허용하지 않는 ‘오래된 관습’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 담겨 있다. 통진당 사태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 외에도 이 책에는 그런 사태가 벌어진 배경과 조직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충실한 답변이 담겨 있다.





    학생운동이 주사파에 포섭된 이유





    저자는 90년대 학생운동가들 중 많은 이들이 주사파가 되었던 이유를 ‘시스템의 문제’로 짚고 있다. 90년대 들어서면서 학생운동가들은 학생회 활동에 매몰되기 시작한다. 더불어 90년대 중반으로 들어가며 학생운동 전반은 쇠퇴기로 접어들지만, 정작 주체사상을 이념으로 하는 ‘한총련’을 중심으로 전국적 학생회 조직은 더욱 정교해져 간다. 학생회 업무들이 모두 학생운동가들의 일이 되면서 점점 일에 치이고 관료화가 되어가면서 고민할 수 있는 여유가 사라져간다. 그 안에서 이미 주체사상이라는 거대이론이 한총련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개개인의 운동가들에게는 대안을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없었다. 그러면서 동시에 90년대 학생운동은 여전히 정권의 탄압 속에 놓여 있었다. 조직 내에서 설사 이견이 있다 할지라도 탄압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다른 목소리를 내기 힘든 상황이었다. 만약 이견을 내면 “동지의 등에 칼을 꼽을 수 있는가” 하는 대답이 돌아온다. 그래서 문제의식을 가진 운동가들도 운동을 그만두지 않는 이상 결국에는 주사파가 장악한 조직을 그대로 따라갈 수밖에 없다. 억압적인 사회가 이들을 극단으로 몰고 간 셈이다.





    주사파가 성장할 수 있는 토양과 조직문화



    다른 한편으로는 저자는 학생운동, 주사파에 나타난 조직문화가 결코 특수한 게 아님을 여러 사례들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저자는 이 부분을 가지고 두 가지 상반된 측면을 동시에 비판하고 있다. 하나는 우리 사회 자체가 주사파의 성장에 좋은 토양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비판을 억압하고, 내부 고발자를 응징하는 조직문화는 우리 사회에서 주사파들 특유의 것이 아니다. 반대로 진보진영은 스스로를 보수와는 다른 조직문화를 갖고 있다고 착각을 하다 보니 반성과 성찰 그리고 혁신에 둔감하다. 자정능력을 잃어버린 것이다. 그래서 내부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거나 혁신하기보다는 아예 없었던 일로 덮고 넘어가거나 내부 고발자를 ‘종파주의자’나 ‘분열주의자’ 심지어는 ‘세작’으로까지 매도하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는 것이다.





    NL이 진보진영의 다수파가 된 이유



    진보진영의 가장 큰 세력인 NL의 이념이 김일성이 창시했다는 ‘주체사상’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사실은 이제 더 이상 큰 비밀이 아니다. 혹자는 주사파와 비주사파 NL을 구분하기도 하지만, 저자는 이러한 구분은 별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운동에 조금이라도 몸을 담아본 사람이라면 NL의 ‘윗선’이 주사파라는 것을 모르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시대착오적’이라고 그토록 비판받는 주체사상을 지도이념으로 하는 NL이 진보진영에서 다수파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분단과 외세로 대변되는 시대 상황과 NL 특유의 조직문화에서 찾고 있다. ‘항일투쟁의 역사’를 가진 북한이 ‘미제’와 싸우고 있고, 한국 내부의 억압적인 정치적, 문화적 환경은 주체사상이 제시하는 ‘유토피아’로 경도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PD를 비롯한 다른 변혁 세력과의 경쟁에서도 수적 우위를 점한 데다가 외부의 탄압과 투쟁으로 하나의 운명공동체를 이룸으로써 진보진영의 다수파가 되었다고 진단한다.





    혁신을 막는 진보진영의 ‘침묵의 카르텔’



    저자는 주체사상으로 나아갔던 운동가들의 오류를 분명하게 짚고 있다. 분단이나 군사독재 같은 시대 배경 탓으로만 돌릴 수 없는 스스로의 오류가 있었음을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동시에 그동안 내부 문제에 침묵하고 무관심했던 진보언론과 지식인들이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이것을 ‘침묵의 카르텔’이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진보진영과 그 주변인들 모두가 내부의 문제점들에 대해 침묵해왔기 때문에 문제점들이 악화된 것이라고 분석한다. 실제로 2012년 통진당 사태가 벌어졌을 때 진보진영의 많은 언론과 지식인들이 “올 게 왔다” “언젠가 이렇게 될 줄 알았다”고 탄식했던 것은 이런 사정을 반영하는 것이다.

    저자는 진보진영은 오류에 대한 비판을 곧 인간에 대한 부정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크다는 점을 지적한다. 지나친 엄숙주의가 내부 비판을 막고 그렇기에 내부의 혁신을 막는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이 책이 진보진영 내부에서 건강한 목소리들이 나올 수 있는 시발점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한다. 돌아보면 결국 내부의 모든 문제들은 공개적으로 드러낼 때만이 해결 가능하다는 것이 저자의 결론이다. 이 책 역시 “그때 아니라고 말했어야” 했던 내용들의 뒤늦은 고백인 셈이다. 그리고 그것만이 조직과 집단이 건강해지는 유일한 길이며 논란이 될 수 있는 이 책의 출간은 그런 맥락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동시에 저자는 말한다. 조직에 대한 비판에 있어 가장 적당한 시기는 언제나 “지금”이라고. 그리고 이제라도 과거의 오류들을 반성하고 반복하지 않는 것만이 역사적 책임을 지는 길이라 주장한다.





    사상의 자유시장에서 떳떳하게 경쟁하라!



    저자는 건강한 진보가 있어야 카운터 파트너로 건강한 보수가 있을 수 있으며, 그 길이 우리 사회 전반을 좀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나갈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렇기 때문에 진보정당과 학생운동은 여전히 이 사회에 필요하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진보진영 스스로 건강하고 투명한 진보의 모습을 시민들 앞에 보여줘야 한다. 자신들의 정치적 견해를 숨기고, 비민주적이기까지 한 진보정당과 학생운동에 표를 던지고 지지를 호소하는 것은 결국 시민들에게 바보가 되라는 요구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진보진영이 국민들이 가진 사상적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떳떳하게 자신의 사상을 밝히고 사상의 자유시장으로 나와서 여타의 이념들과 경쟁을 하라는 것이다. 언제까지나 국가보안법을 방패막이로 삼아 자신의 사상을 숨기고 내부 혁신을 방기한다면 진보의 미래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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