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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너무 아름다운 꿈

너무 아름다운 꿈
  • 저자최은미
  • 출판사문학동네
  • 출판년2013-07-13
  • 공급사(주)북큐브네트웍스 (2013-12-23)
  • 지원단말기PC/스마트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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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옥 그림은 항상 그려졌어요. 사는 게 고통 아닌 때가 없었나보죠.”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고, 찰리 채플린이 말했던가. 최은미의 단편들을 읽고 나면, 문득 이 말이 다시 떠오른다. 고단한 일상의 한순간에 희망의 메시지처럼 붙들고 싶기도 했던 저 말이, 그러나 다시 보니, 더욱 서럽다. 멀리서 바라보는 코미디만큼 서글픈 것이 또 있었던가. ‘희망’이라는 말처럼 허망한 것이 또 있었던가. 그 안에 파묻혀 있는 이들에겐 더없이 고통스러운 날들의 연속이지만 한 발짝만 물러나도 한 편의 소극(笑劇)이 되어버리는, 그래서 더욱 서글픈 삶의 모습들.



    “어떤 곳을…… 지옥이라고 하나요?”

    (……)

    “사방이 막혀서 빠져나갈 기약이 없는 곳. 문헌에는 그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너무 아름다운 꿈」 중에서



    그렇다. 사방이 꽉 막힌 곳, 이 生에서 빠져나갈 곳은 없다.



    꿈속에서는 무엇을 해도 진실이 아니야. 그 꿈을 깨야지. 꿈을 깰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뭔지 알아? 바로 뛰어내리는 거야.

    -「너무 아름다운 꿈」 중에서



    소설 속 ‘리’의 말대로, 과연 악몽과도 같은 삶에서, 아니, 우리가 삶이라고 생각하는 이 나쁜 꿈에서 벗어나는 길은 이 삶 밖으로 나가는 것밖에는 없는 것인가. 그 밖으로 뛰쳐나가야 새로운 삶, 진짜 삶이 나타나는 것일까. 그러면 이 악몽에서 깨어날 수 있는 것일까.

    이 악몽에서 깨어나기 위해 붙들고 싶었던 어떤 빛들. 사랑의 순간들, 잠시나마 모든 것을 잊고 웃음을 터뜨리던 어떤 찰나의 시간들. 하지만, 또 이런 말들은 어떠한가.





    “사랑하는 사람을 가지지 마라. 미운 사람도 가지지 마라. 사랑하는 사람은 못 만나 괴롭고

    미운 사람은 만나서 괴롭다. 그러므로 사랑을 지어 가지지 마라.”(「애호품」, 『법구경』)




    결국, 사랑도 미움도 우리를 더욱 고통스런 순간으로 내몰기도 하는 것. 그래서, 우리는 사랑하지 않을 수 있고 미워하지 않을 수 있는가. 아니, 우리는 그럴수록 더 열렬히 사랑을 원하고, 더욱 치열하게 누군가를, 무엇을 미워한다.



    문제는 삶의 한복판에서 아직 닫혀 있는 보석함들을 열고자 하는 의욕을, 그러니까 삶을 더욱 살아나게 하는 너무 아름다운 꿈을 우리가 가질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다. 혹은 그것이 우리에게 한 번의 삶을 여러 번 살게 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다. (...)

    삶의 도처에 고통이 잠복해 있다는 사실을 거부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삶에 고통스런 순간들이 있겠지만 그러한 순간들조차 되돌아오게 하는 힘과 의지를 빌려 우리는 그 순간들 안에서 어떤 보석들을 꺼내며 그 순간들을 구제하면서 고통조차도 긍정하게 될 것이다. 우리가 삶 그 자체를 의욕하고 반복을 의지하는 한에서.

    -권희철(해설, 「살아가기 위해서 우리는 비극을 읽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방법은 한 가지, 살아내는 것, 이라고 최은미의 소설들은 말하고 있는 것일까.



    최은미의 소설들은 비극의 훌륭한 사례들로 꼽을 만하다. 그러나 비극이라는 말에 대해 오해해서는 안 된다. (...) 비극은 나약한 자들을 위한 체념의 예술이 아니다. 비극은 슬픔, 고통, 시련조차도 반복과 긍정의 대상으로 만들 수 있는지를 묻기 위해서만 그것들을 탐구의 대상으로 삼는다. 그러한 긍정을 통해 삶을 더욱 살아 있는 것으로 만들 수 있는지, 삶의 보석함을 마침내 열어낼 수 있는지를 묻는 의욕과 의지에 대한 시험으로써의 예술, 그것이 비극이다. (...) 삶이 곧 유죄판결이라는 인식 위에 쓰여진 것처럼 보였던 최은미의 소설이 그 안에서 결국 너무 아름다운 꿈을 발견해내고 마침내 삶의 결백과 기쁨을 끄집어낼 때 그것은 성공적인 비극이 된다. 최은미의 소설들을 사례로 제시하며 이렇게 말해볼 수도 있겠다. 비극을 읽는다는 것, 허무주의에 감염된 슬프고 무력한 순간들을 의욕에 찬 기쁨의 순간들로 되돌려놓으려 한다는 것, 다시 말하자면 삶을 살아낸다는 것. “살아가기 위해서 우리는 비극을 읽는 것입니다.”

    -권희철(해설, 「살아가기 위해서 우리는 비극을 읽는 것입니다」)





    “살아가기 위해서 우리는 비극을 읽는 것입니다.”



    최은미의 소설들은, 섣부른 희망을 말하지 않는다. 또한 사방이 꽉 막힌 이곳의 삶, 그것을 있는 그대로 그저 받아들이라고 체념을 말하지 않는다. 이 삶이 비극이라고 말하는 최은미의 소설이 절망적이거나 허망하지 않은 것은, 그것이 쓰러져 일어나지 못하는 비극이 아니라, 그것을 살아내는 비극이기 때문이다.



    출근길, 운구행렬을 자주 마주친다. 갑작스레 터지는 꽃망울이 아니라, 운구행렬을 보며, 봄이 왔구나, 짐작하는 날들이 있다. 꽃샘추위의 찬바람 속에서도 우리는 봄기운을 감지한다. 그것은 누가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그 순간을 살아내고 있는 우리에게, 그렇게, 급작스레, 다가온다. ‘너무 아름다운 꿈’이라는 이 역설은, 그래서 살아볼 만하고, 그래서 살아낼 수 있을 거라고, 그렇게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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