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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책인시공

책인시공
  • 저자정수복
  • 출판사문학동네
  • 출판년2013-05-03
  • 공급사(주)북큐브네트웍스 (2013-12-30)
  • 지원단말기PC/스마트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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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유하는 산책자 정수복,

    독서가들의 시간과 공간,

    그리고 비밀스러운 내면 속으로 걸.어.가.다.




    『파리를 생각한다』『파리의 장소들』『프로방스에서의 완전한 휴식』 등으로 이어지는 저서에서 에세이와 인문학의 경계를 넘나들며 파리와 프로방스의 골목에 숨어 있는 ‘사색과 영감의 장소’들로 독자들을 이끌었던 사회학자이자 작가 정수복이 신작을 펴냈다. 그가 이번에 걸어들어간 곳은 특정 도시나 마을이 아닌 ‘책과 독서가들이 있는 시간과 공간’이다. 그에게 독서란 단지 ‘발’을 움직이지 않을 뿐, 언제나 ‘지금-여기’가 아닌 다른 곳으로 떠나 새로운 풍경과 사람들을 만나는 또다른 의미의 ‘산책’이었다. 그는 산책할 때마다 늘 가방 속에 책을 넣고 다녔고,





    그가 산책하는 곳에는 늘 책과 책을 읽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 책은 여러 사람들이 서로 다른 시간과 공간 속에서 다양한 책을 읽는 각양각색의 모습을 통해 책과 사람 사이의 아름다운 관계를 그려 보인다. 여기에는 이름이 잘 알려진 작가와 유명인 들만이 아니라 보통 사람들도 자기만의 시공간에 책을 들고 등장해 고유한 풍경으로 피어난다. 그들은 집 안팎에서 책과 대화하고 교감하면서 인생이라는 작품을 만들어나간다.

    침대에서, 버스에서, 전철에서, 도서관에서, 서점에서, 거리에서, 공원에서, 그리고 아침, 한낮, 저녁, 밤 시간에 관계없이, 어려서나 청춘일 때나 늙어서나, 책을 읽으면서 시간을 견디고 즐기며 자기만의 내면 공간을 만들어가는 사람들. 산책자 정수복이 문장으로 그려낸 독서가들의 초상, 그리고 사람과 책이 한곳에 아름답게 어우러진 일상의 풍경화 들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읽는 것은 사는 것이다. Lire C’est Vivre.” _프랑스의 한 독서운동단체의 이름

    이 복잡하고 분주한 세계에서 먼지가 되지 않기 위하여…




    이 책은 ‘독자 권리 장전’이라는 글로 시작한다. ‘책 읽는 인간’으로서 마땅히 누려야 할 인권 선언문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17가지의 항목들을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은 언제나, 어디서나, 마음 내키는 대로, 그 어떤 제약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읽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혼자 있을 때조차 쉴 새 없이 휴대폰 벨이 울리고, 고독과 침묵의 시간을 ‘죽은 시간’으로 여기며 끝없이 삶의 여백을 지워나가는 이 세계에서, 어쩌면 아무런 방해 없이 책 읽기에 좋은 시간과 장소가 주어지길 기대하는 것은 무모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 책에서 저자는 지금 당신이 서 있는 바로 그곳을 ‘서재’로 바꾸고, 일상의 빈틈을 독서시간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우리의 삶 속에 숨어 있는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과 공간 들을 하나하나 펼쳐 보인다.





    황인숙의 옥탑방, 정혜윤의 침대, 안토니오 그람시의 감옥, 장정일의 기차, 로쟈 이현우의 버스……



    이곳들은 지극히 평범한 일상의 공간, 혹은 책 읽기에 지독히 부적절한 공간처럼 보이지만, 비범한 독서가와 작가 들은 자신이 서 있는 곳을 금세 서재로 만들어, 언제 어디서나 거리낌 없이 책을 꺼내든다. 정수복의 책이 특별한 것은 지금껏 책에 관해 이야기할 때 거의 다루지 않았던 ‘독서가들의 시간과 장소’가 책에 관한 논의의 전면에 등장한다는 점이다.



    “독서라는 행위가 독자가 읽고 싶은 책을 선정하여, 읽고 싶은 시간에, 마음에 드는 장소에서, 자유롭게 책과 대면하는 자발적이고 주체적인 행위라면, 이 책은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 글을 읽기 시작하여 인생의 사계절을 지나면서 흐르는 시간과 변화하는 날씨에 따라, 서재에서부터 집 안의 거실, 부엌, 침대, 화장실, 다락방, 골방, 마루, 옥탑방을 지나고 집 밖의 풀밭, 카페, 지하철, 버스, 배, 비행기, 기차, 호텔방, 산사, 바닷가, 병실, 감옥, 묘지를 지나서 서점과 도서관 등에 이르기까지 책을 읽을 수 있는 거의 모든 공간들을 찾아다니는 이야기다. 책을 읽는 시간과 장소가 배경이 아니라 주인공이 된 셈이다. 그렇다고 이 책이 책을 읽는 시간과 공간만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책의 시공간을 이야기하다보면 책에 대한 이야기와 책 읽는 사람들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이 책 곳곳에는 나 말고도 수많은 사람들의 양서예찬이 알알이 박혀 있다. 책 읽는 사람의 시공간을 이야기하는 이 책의 내용을 넉 자의 한자어로 요약하자면 ‘책인시공冊人時空’이 될 것이다.”



    -‘책에 대한 책을 열며’ 중에서



    이처럼 이 책에는 수많은 시간과 공간 들이 그가 직접 촬영한 ‘파리의 책 읽는 사람들’의 사진과 함께 흘러간다. 그가 안내하는 대로 책 읽는 사람들의 시공간을 산책하다보면, 그 하나하나의 시공간에 매료되는 것을 넘어서, 결국 인간은 그 어떤 시간과 공간 속에 놓일지라도 책을 읽을 수 있고, 책을 읽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지하철에서 책 읽기’를 다룬 부분에서 그는 이렇게 썼다.



    “북적거리는 지하철 출근길에서 멍하니 수동적으로 있다보면 짐짝이나 먼지가 되어버린 느낌이 들 때도 있다. 지하철에서 스스로 먼지가 되는 느낌을 갖지 않기 위해 책을 읽는다.”



    짐짝이나 먼지가 아닌 인간으로 존재하기 위해, 우리는 책을 읽는다. 그리고 한발 더 나아가 인간에게 주어진 지극히 제한된 시간과 공간을 더 길고 넓게 쓰기 위해서 우리는 책을 읽는지도 모른다. 저자가 ‘감옥에서서의 독서’에 대해 쓴 장에서 소개한 내용에 따르면, 최근 브라질에서는 일정한 요건을 충족시키는 수형자들의 경우, 교도소에서 책 한 권을 읽으면 수감기간 나흘을 감해주는 제도가 생겼다고 한다.

    브라질의 수인들이 책을 통해 자유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된 것처럼, 어쩌면 독서란 인생이라는 감옥, 그리고 다람쥐 쳇바퀴 돌듯 반복되는 일상의 시공간으로부터 우리를 자유로운 시공간으로 인도하는 신기한 요술피리인지도 모른다.





    일상 속에서 “고기 한 마리를 낚았다!”

    파리에서 동네 책방들이 살아남는 이유




    이 책에 나오는 ‘책 읽는 사람들의 공간’ 가운데서도 우리나라에서 점차 소멸되어가는 곳, 그래서 저자가 특히 더 애틋한 마음으로 써내려간 곳이 있다. 바로 동네 책방이다.

    사실 ‘책방’이라는 단어조차 이젠 예스러운 말로 느껴질 만큼, 우리에겐 ‘서점’이라는 단어가 가장 익숙해졌지만, 사실 일제강점기에는 ‘책방’을 일컫는 말로 서점(書店)과 더불어 서관(書館), 서림(書林) 등의 한자어가 함께 쓰였다고 한다. 서점, 서관, 서림 등 책방을 가리키는 여러 단어 가운데 ‘책의 숲’이라는 뜻을 담은 서림이 가장 아름답게 들리는데, 현재는 ‘책 파는 상점’을 뜻하는 서점이란 말만이 남았다. ‘책의 숲’으로서의 책방은 ‘서림’이라는 고어와 함께 사라지고, ‘책 파는 상점’으로서의 대형서점들만 살아남은 한국의 거리. 저자는 파리를 산책하다 문득 이런 질문을 던진다. 그런데, 파리의 동네 책방들은 대체 어떻게 살아남은 것일까?



    그는 이 책에서 그 이유를 이렇게 짚어본다. 우선, 파리지엔들의 독특한 구매습관 때문이다. 파리지엔들은 무엇을 사든 단골가게를 정해서 산다. 내 주치의, 내 미용사, 내 과일상 등 물건 하나를 사거나 서비스 하나를 받더라도, 나만의 취향과 기호를 반영한 곳을 찾고, 아주 조그만 것이라도 교감할 수 있는 장소에만 비용을 지불한다.

    그리고 파리의 동네 책방 주인들은 이러한 파리지엔들의 기대와 요구를 충분히 만족시켜준다. 파리의 책방 주인들은 단순한 서적 판매상이 아니다. 그들은 단골손님들에게 그들에게 딱 맞는 책을 추천하고 골라주는 ‘책 소믈리에’와 같은 역할을 한다. 즉, 파리의 동네 서점에서는 ‘책’과 ‘사람’과 ‘장소’가 서로 끈끈하게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서 그는 그 자신이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고 산책길에서 종종 들르곤 하는 파리의 여러 서점들을 소개하는데, 이 서점들의 간판을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이들 서점의 개성을 엿볼 수 있다.

    배의 망루(La Hune), 책장의 거품(L'?cume des Pages), 여행자의 나무(L'arbre de voyageur), 글자가 달린 나무(L'arbre ? Lettres), 혀끝에 붙어 있는 말(Les Mots ? la Bouche), 정신분석용 침대의자(Le Divan), 노래하는 책(Livre qui Chante)……

    마치 시어와도 같은 이름을 간판으로 달고 있는 파리의 동네 책방들은 책의 진열 상태부터 주인장의 취향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 개성만점이고, 파리지엔들은 이러한 파리의 동네 서점들을 지극히 사랑한다.



    책을 좋아하는 파리 사람들은 센 강변을 산책하다가 강변의 노천 중고서점에서 우연히 눈에 띄는 재미있는 책을 발견하기를 즐기는데, 그럴 때 ‘고기 한 마리 낚았다’는 표현을 쓴다고 한다.



    빛나는 비늘로 헤엄을 치면서, 고여 있던 우리의 일상에 작은 파문을 내는 ‘고기 한 마리’를 낚게 될 그 순간을 위해, 산책자 정수복은 오늘도 서울과 파리의 책이 있는 시간과 공간을 따라 걷는다. 그리고 그는 우리가 그렇게 ‘고기 한 마리’씩을 낚아올릴 때마다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될 가능성과 희망을 얻게 된다고 믿는다.

    독서의 근본적 목표는 인간의 변화에 있다. 더 나은 삶에 대한 희망을 갖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변화를 추구하지 않는 바에야 독서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책을 읽기 전이나 읽은 뒤나 아무런 변화 없이 똑같은 사람으로 남아 있다면 무엇 때문에 책을 읽을 것인가?



    “과거의 기억들은 책 속에서 죽지 않고 오랜 세월 동안 끈질기게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래된 책을 다시 만나는 것은 단지 책을 만나는 일이 아니라 과거의 나를 다시 만나는 일이었다. (…) 책과 마찬가지로 인생도 한 장이 끝나면 다음 장으로 넘어간다. 인생이 책과 같다면 인생을 의미 있게 산다는 것은 책을 한장 한장 써가면서 더욱 생생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일이다. 점점 더 체계와 일관성을 갖추어가는, 그리고 남들에게 감동을 주는 책을 쓰려고 노력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면 그 인생은 한 권의 좋은 책으로 남을 것이다.”



    책이 있는 시간과 공간을 찾아다니며 끊임없이 좋은 책을 읽다가 끝내 스스로 한 권의 책으로 살아남는 삶.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세상의 모든 독서가들이 꿈꾸는 삶인 동시에, 이 책을 통해 저자가 보여주고자 했던 ‘책과 사람’이 맺을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관계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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