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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헤라클레스를 훔치다

헤라클레스를 훔치다
  • 저자손현주
  • 출판사문학동네
  • 출판년2013-03-29
  • 공급사(주)북큐브네트웍스 (2013-12-30)
  • 지원단말기PC/스마트기기
  • 듣기기능 TTS 지원(모바일에서만 이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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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의 미로 속에서 상실된 꿈을 좇는 여인들!

    아득한 나라를 헤매는 낯선 그녀들의 낮은 목소리…



    『불량 가족 레시피』 작가 손현주의 첫 소설집




    2010년, 『불량 가족 레시피』로 제1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하며 주목을 받은 작가 손현주의 첫 소설집 『헤라클레스를 훔치다』가 출간되었다. 청소년문학의 새 지평을 여는 문제적 소설이라는 평을 받은 『불량 가족 레시피』는 우리 청소년문학의 깊이와 성장을 더하는 데에 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를 평단과 독자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고, 이것은 곧 손현주라는 신인작가의 대한 기대로 이어졌다. 그러나 손현주 작가는 『불량 가족 레시피』 이전에 이미 2008년 국제신문 신춘문예와 2009년 문학사상 신인상으로 두 차례의 데뷔 지면에서 모습을 보인 바 있으며, 제1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 같은 해에 평사리문학대상을 수상하는 등 청소년문학뿐만 아니라 단편소설로도 서서히 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문학사상 신인상 본심 심사위원이기도 했던 문학평론가 방민호는 이번 해설의 서두에서 손현주 작가의 작품을 심사했던 당시를 떠올리며, “앞으로 몇 년 동안 이보다 문제적인 등단작은 없을 것이다”라고 생각했다 밝히고 있다.



    손현주 작가의 작품을 이야기할 때 매번 언급되는 이 ‘문제적’이라는 말은 타인과 세계를 바라보는 이 작가의 시선에서 비롯된 말일 것이다. 『불량 가족 레시피』에서 최악의 상황에서도 차악의 희망을 버리지 않는, 어디 하나 잘난 곳 없는 이들의 이야기를 비장하지만 유머러스하고 처절하지만 사랑스럽게 그려내었던 것처럼(김미월), 우리 사회에서 눈여겨보지 않는 소외된 자리를 날카롭게 파고드는 이 작가는 그들의 이야기를 쉬운 연민과 희망으로 포장하지 않으면서도 담담하지만 애틋함을 담은 눈으로 주시한다.



    이번 첫 소설집에는 2008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엄마의 알바」와 2009년 문학사상 신인상 수상작이자 표제작인 「헤라클레스를 훔치다」, 그리고 2010년 평사리문학대상 수상작 「두 시간」을 포함하여 총 일곱 편의 단편이 실렸다. 각각 다른 시기, 다른 지면을 통해 발표된 작품들임에도 불구하고 일곱 편의 작품에서 일관적으로 보이는 것이 있다. 첫째는 작품의 화자 혹은 주인공이 모두 여성이라는 점, 두번째는 그들이 떨어질 곳이 없을 정도로 절박한 상황에 놓였다는 점이다. 비참한 현실 앞에서 그러나 그녀들은 각자의 방식대로 그러한 현실을 벗어나고자 하는 욕구를 가슴에 품고 있다. 그런데 그것은 일반적으로 우리가 흔히 생각할 수 있는 방식이 아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열심히 살자’는 메시지는 이 젊은 작가가 전달하고 하는 바가 아니다. 대책 없이 밝은 미래를 꿈꾸기엔 그녀들이 서 있는 세계는 한 발짝도 뗄 수 없이 아득하기만 하다. 한 발을 떼기 위해서 턱밑까지 차오르는 진창 속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는 그녀들의 이야기는 섣부른 희망보다 더욱 가치 있게 전해져온다.



    첫번째 작품 「두 시간」은 중풍으로 누워 계신 어머니와 혼수상태인 남편을 돌보며, 두 시간마다 그들의 관리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시간을 송두리째 저당잡힌 한 여자의 이야기이다. 여성으로서의 삶에 대한 욕망을 품고 있던 그녀는 주인집 여자처럼 인터넷 채팅을 통해 한 남자를 만나게 되지만, 욕실에서 조루 방지액을 주입하는 모습을 마약을 주입하는 것으로 오해하면서 경찰서에서 우스운 꼴을 당하고 만다. 그 남자로부터 정신적 피해보상금으로 받은 50만 원으로 백화점에 간 여자는 자신이 무엇을 사본 일도 너무 오래된데다가 더이상 필요한 것도 없다는 걸 깨닫고 스스로의 삶을 돌아본다. 그러고는 집으로 간병인을 들이고, 자신은 다른 곳으로 간병인으로 일할 것을 결심힌다. 어찌보면 이상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그녀의 선택은 그녀가 할 수 있는 최선이기도 하다.



    표제작인 「헤라클레스를 훔치다」는 문학사상 신인상 수상 당시 ‘당신의 남자’라는 제목이었다. 북한에서 귀순한 이소향이라는 여자는 남한의 남자에게 육체적 물질적 정신적으로 큰 배신을 당하고 생계마저 막막한 상황에 처해 있다. 삶의 의지처가 필요했던 그녀는 완벽한 동거를 꿈꾸고, 그러다 우연히 알게 된 성인용품 판매점에서 존 ‘헤라클레스’라는 이름의 남성 인형을 보게 된다. 돈이 없는 그녀는 ‘헤라클레스’를 훔쳐 자신의 지하 방으로 데려오지만 달콤했던 시간도 잠시, 밀린 월세 독촉을 하던 주인에 의해 그녀의 안락한 보금자리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유일한 안식처였던 ‘헤라클레스’는 찢겨진 채 발견된다.



    「C동 301호」는 어린 시절 자신 대신 수련회에 갔다가 화재 사고로 온몸에 화상을 입은 쌍둥이 자매에 대한 죄책감으로 자신의 삶을 포기하며 산 주인공이 조금씩 자신의 미래를 그려보고자 하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피부재생수술이 유일한 희망인 쌍둥이 자매는 주인공의 이야기는 들을 생각도 없이 자신의 억울함에만 빠져 주인공의 희생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어 그녀의 희망은 채 시작해보기도 전에 좌절이 되고, 출구를 찾을 수 없는 막막함에 사로잡힌 그녀는 쌍둥이 자매를 죽음을 상상한다.



    「도그 워커dog walker」는 부유층의 애완견을 산책시켜주는 일을 하는 여자 주인공의 이야기이다. 어렸을 때부터 가족 없이 혼자 힘으로 삶을 꾸려오면서 외롭고 어려운 생활을 해온 주인공이 학비 마련을 위해 갖가지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아이디어를 낸 것이 바로 애완견 산책을 시키는 것. 떠돌이 개를 의지하며 지내다 그 개의 병을 고쳐주지 못하고 죽음을 지켜봐야 했던 아픔을 가지고 있던 주인공은 호화로운 생활을 하는 개들을 돌보면서 자신의 처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그러다 의뢰인의 개를 잃어버리면서 큰 혼락을 겪는다.



    「라스코 동굴」은 회사에서 정리해고를 당한 아버지를 바라보는 딸의 시선으로 전개되는 소설이다. 정리해고 후 공무원 시험, 사업 등 가족의 생계를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했지만 결국 어느 하나 성공하지 못한 아버지는 평소 좋아하던 라스코 동굴 사진만 가지고서 어느 날 홀연히 사라진다. 아버지의 빈자리를 채우며 가족들은 어렵게 생계를 꾸려나가고, 그러던 중 아버지가 한 여행사에서 난동을 부리고 있다는 연락을 받는다. 원시인의 모습으로 수렵무를 추며 라스코 동굴로 보내달라고 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지켜보던 딸은 아버지처럼 절박한 심정이 되어 라스코 동굴로 가는 비행기표를 끊는다.



    「엄마의 알바」 열여섯 어린 나이의 화자의 시선으로 그리는 무능한 아빠와 그런 아빠로 인해 생활전선으로 뛰어들었다가 상처를 받은 엄마의 이야기이다. 깡통주식으로 큰 빚을 지게 된 아빠는 공사현장의 함바집에 머물며 집에 돌아오지 못하고, 엄마는 인터넷으로 역할대행 알바를 시작한다. 나날이 변해가는 엄마를 바라보며 걱정을 하던 주인공은, 결국 부인 대행 알바를 하던 엄마가 상대 아저씨를 좋아했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아 상처 입은 모습을 보고 아빠를 찾아가 집으로 데려온다. 극적인 화해는 없었지만, 딸의 노력 덕분으로 가족은 일상적인 아침을 맞는다.



    「콜라 버리기」는 사업에 실패한 남편이 떠나고, 혼자 딸과 자폐를 가진 아이를 키우며 사는 여성의 이야기이다. 결혼 정보회사에서 일하는 주인공은 어느 날 사별을 하고 재혼을 위해 그 회사에 등록한 한 남성을 알게 된다. 변리사에 훤칠한 외모를 가진 그 남자는 커플 매니저인 주인공에게 호감을 보이고, 그녀는 자신의 삶이 새롭게 바뀔 수 있다는 희망을 조심스럽게 품어본다. 그러나 차마 자폐 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말은 하지 못하고, 딸 아이만 밝힌 채 만남을 이어간다. 딸과 자신의 삶을 새롭게 시작하고 싶은 욕망을 가진 주인공은 결국 자폐를 가진 아들과 함께 중국행 비행기를 타고, 그곳에 아이를 버려둔 채 다시 서울로 돌아온다. 충격적인 결말을 보여주는 이 작품은, 그러나 주인공의 절박함을 가늠할 수 없는 타인의 시선으로 함부로 말할 수 없는, 불편함과 안타까움을 오래도록 남게 하는 작품이다.



    이처럼 『헤라클레스를 훔치다』는 우리 주위에 있을 법한, 그러나 아무도 돌아보지 않은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하지만 작가는 그들의 이야기를 감정적으로 풀어내지 않는다. 그저 담담한 어조로 상황을 보여줄 뿐이다. 손현주 작가의 작품이 강력한 흡인력으로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아 속도감 있게 읽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그 어떤 감정적 수사보다 인상적인 충격적인 날것의 모습이 마음 깊숙한 곳에 더욱 확실한 각인을 남기는 법이기 때문이다.



    장편 청소년소설에서와는 또다른 이 첫 소설집은 “나는 세상과 가까이 호흡하고 싶다”고 말하는 이 작가의 다음 작품을 벌써부터 기대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당신은 언제부턴가 완벽한 동거를 꿈꿨다. 동거할 대상을 꿈꾸던 중, 성인용품 판매도 하며 커피도 마실 수 있는 바나나 몰이란 카페에 우연히 들르게 되었다. 바로 이곳에서 헤라클레스를 발견했다. 믿음이 가는 이름이다. 오리엔트 리얼 돌. 신장 130센티, 14킬로그램, 바스트 80센티. 남성 인형이다. 그는 여자가 원하는 체위대로 모든 걸 완벽하게 해줄 수 있다는 장점을 가졌다. 배신할 줄 모르는 마음을 가졌다는 점, 한번 인연을 맺으면 여자가 쫓아내기 전에는 절대 한눈을 팔지 않는다는 점, 마지막으로 여자의 돈을 탐내지 않는다는 점, 그 모든 점이 당신의 마음을 끌었다.

    _「헤라클레스를 훔치다」에서



    작가가 보여준 삶의 극한 양상들, 소외된 육체와 성, 해체된 가족적 질서, 위협받는 경제적 생존, 사회적으로 보호되거나 관리되지 않는 질병과 노년, 방치되는 사회적 소수자들…… 이 모든 것들이 디스토피아를 예민하고도 날카롭게 직시하고 있는 작가의 존재를 가리키고 있다. (……)

    나는 이러한 실험적 형식들 속에 아직 본 모습이 충분히 드러나지 않은 이야기꾼의 존재를 느낀다. 이 작가는 현실을 문제 삼기보다는 이러한 현실을 살아가는 인간이란 도대체 어떤 존재인가를 묻는다. _방민호(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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