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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FLAVOR 맛이란 무엇인가

FLAVOR 맛이란 무엇인가
  • 저자최낙언
  • 출판사예문당
  • 출판년2013-03-19
  • 공급사(주)북큐브네트웍스 (2013-12-23)
  • 지원단말기PC/스마트기기
  • 듣기기능 TTS 지원(모바일에서만 이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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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과에 사과 맛은 없다! 오직 향만 존재할 뿐이다!

    고양이는 단맛을 느끼지 못한다!




    판다곰은 원래 다른 곰과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초식과 육식을 같이 했지만 약 400만 년 전 감칠맛 수용체가 고장 나면서 고기 맛을 모르게 되었고, 그 결과 지금까지 대나무만 먹고 산다. 반대로 호랑이와 같은 고양잇과 동물들은 단맛 수용체가 고장 나 과일의 단맛을 모르니 먹을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감각이 판다곰과 호랑이의 운명을 바꾼 사례다.

    사람은 단맛, 감칠맛 모두 느낄 수 있다. 우리가 풀뿌리에서 벌레, 상어 지느러미까지 닥치는 대로 먹어 치우는 잡식동물인 이유다. 모든 동물은 생존을 위해 먹어야 한다. 생존을 위해 먹을 것을 구하고 소비하는 능력이 진화되어 왔다. 이런 쾌락과 보상 시스템은 모든 동물과 마찬가지지만, 사람은 요리를 통해 소화기관의 부담을 덜고 남은 여력은 뇌의 발달로 이어졌다. 요리를 하면서 달라진 맛과 향을 처음부터 좋아했을지는 의문이지만 점점 좋아했을 가능성은 높다. 인간은 자신의 몸에 좋은 음식을 좋은 맛과 향으로 기억하기 때문이다. 이런 맛과 향에 대한 인간의 집착은 인류 진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지금 우리는 맛의 시대를 살고 있다. 방송사마다 음식 프로가 몇 개씩 있고, 신문도 음식관련 기사를 쉬지 않고 쏟아낸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오직 맛이 있는지 없는지에만 관심이 있다. 왜 그런 맛이 나는지, 그것을 어떻게 느끼는지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는다. 맛과 향의 원리를 알면 생각보다 많은 것을 알게 된다. 약과 독의 원리도 쉽게 이해할 수 있고, 풀리지 않는 비만 문제 해결의 단초도 발견할 수 있을지 모른다. 『Flavor, 맛이란 무엇인가』는 왜, 어떻게 우리는 맛을 느끼는가에 대한 이야기이다.



    “조물주는 우리로 하여금 살기 위해 먹도록 명령했으며,

    식욕으로써 그것을 권고하고, 맛으로써 지원하며, 쾌락으로 보상한다.”

    - 브리야 사바랭(1825, 미식예찬)





    당신이 기억하는 모든 음식의 맛은 전부 가짜다!



    사람들은 음식을 통해 삶의 기쁨을 찾는다. 기념일에만 찾는 유명한 레스토랑부터 어머니의 손맛이 느껴지는 시장 안 국밥집에 이르기까지 음식은 저마다 특유의 맛을 가지고 있으며, 사람들은 더 맛있는 음식, 더 독특한 음식을 찾기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질 준비가 되어 있다. 오죽하면 모든 방송사마다 저녁식사 시간이 되면 전국 방방곡곡의 맛집을 찾아 소개하며, 예능에서조차 각 고장의 특산물을 먹기 위해 갯벌을 뒹굴거나 산꼭대기를 올라가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가 즐겁게 만들고 즐기는 모든 음식의 맛은 진짜 맛이 아니다. 세상에 맛은 단맛, 짠맛, 신맛, 쓴맛, 감칠맛 다섯 가지 뿐이다. 이 다섯 가지 맛으로 우리가 느끼는 수많은 맛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우리가 맛이라고 알고 있으며, 기억하고 있는 저 맛의 정체는 사실 ‘향’이다. 정확하게는 Flavor, 즉 풍미(향미)이다. 음식을 먹을 때 입 뒤로 코와 연결된 작은 통로를 통해 향기물질이 휘발하면서 느껴지는 극소량의 향을 가지고 수만 가지 맛을 느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과 맛은 단맛, 신맛 그리고 사과가 가진 특유의 향을 코로 느끼면서 사과라고 인식한다. 즉 사과 맛은 사과의 향이다. 다만 식품에서 맛과 향은 구분하기 힘들고 별로 구분할 필요도 없는 감각이기 때문에 우리가 느끼지 못할 뿐이다.





    후각은 생명 최초의 감각이자 모든 감각의 모태이다



    우리는 어떻게 향기를 맡을까? 당연히 코를 통해서다. 하지만 실제로 향을 맡는 부위는 코 안쪽 상단에 위치한 작은 동전 크기 정도에 불과하다. 이 부위에 존재하는 후각세포의 종류만 약 400종이다. 시각에 3종, 감칠맛에 2종 단맛에 단 1종이 존재하며, 다른 중요한 대사 작용도 아주 소수의 유전자가 동원되는 것에 비하면 엄청난 수가 아닐 수 없다. 인간의 유전자가 고작 2만 3천여 개인데 후각처럼 한 가지 기능에 이렇게 많은 유전자가 동원되는 것만 봐도 후각이 우리 몸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알 수 있다.

    사람이 어떻게 냄새를 맡는지 밝혀주는 ‘후각 수용체(GPCR)’를 찾아낸 공로로 린다 벅과 액셀 박사가 노벨상을 받은 것이 2004년이다. 그리고 2012년도에 또 다시 GPCR에 대한 연구 공로로 레프코위츠, 코빌카노 두 명의 교수가 노벨상을 받았다. GPCR의 모체인 ‘G단백’을 알아낸 공로로 길만과 로드벨 박사가 노벨상을 받은 것이 1994년의 일이니, 이처럼 단 한 가지 기능에 세 번의 노벨상이 수여된 것은 아마 이 분야의 연구가 유일할 것이다.

    그렇지만 노벨상 수상 보도에서 이런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후각은 그만큼 모두에게 잊힌 감각이다. 향을 맡는 작업은 체내에서 이어지는 끊임없는 작업이지만, 그만큼 익숙한 탓에 숨을 쉬는 것보다 오히려 주목을 끌지 못한다. 하지만 냄새를 맡는 기작은 전 생명의 신호전달 시스템의 모태다. 생명의 진화는 한번 성공한 기술을 이용하고 또 이용하면서 변용하는 성질을 가진다. 따라서 후각은 생명 최초의 감각이자 모든 감각의 모태인 것이다.

    인류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하고 위대한 발명은 요리다!

    향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지구상에는 약 3,000만 종의 화학물질이 존재하며 이중 95%가 탄소화합물이다. 인간은 매년 2,000여 종을 새로 합성하지만 100년간 합성해봐야 겨우 20만 종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나머지 화합물은 어디서 왔을까? 바로 식물이다. 하지만 식물 전체에서 향기물질을 얻지는 않는다. 대략 60과, 약 1,500종의 식물로부터 필요한 대부분을 얻으며, 사용량으로 보면 90% 이상이 20종 이하의 식물 품종에서 얻어진다.

    그렇지만 우리가 향을 떠올릴 때 가장 많이 생각하게 되는 식품의 향은 대부분 발효나 요리를 통해 인간이 만든 것이다. 하버드대학의 리처드 랭엄 교수는 그의 저서 『요리본능』에서 “인류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하고 가장 위대한 발명은 도구도, 언어도, 문명도 아닌 바로 요리”라고 주장한다. 요리를 통하여 소화가 잘 되는 양질의 식품으로 전환함으로써 소화기관의 부담과 씹는 시간을 크게 감소시켰으며, 소화기관의 감소에 따라 남은 여력이 인간에게는 뇌의 발달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요리가 남녀의 역할 분담 등 문화의 발달에도 결정적인 요소가 되었다고 말한다.

    요리가 정말 그렇게 중요할까? 요리한 음식과 요리하지 않은 음식의 칼로리 차이는 별로 없다. 하지만 흡수율이 4~50%는 좋아진다. 이 차이가 그렇게 중요할까 하겠지만 우리의 소화와 흡수에 들어가는 비용과 대가는 상당하다. 잉여 영양과 그 때문에 적어진 소화기관으로 인한 효율이 진화의 결정적 힘이 되었다. 이때 소화율뿐 아니라 맛과 향도 달라졌다. 인간이 처음부터 그런 향을 좋아했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점점 좋아하게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인간은 자기 몸에 좋은 음식을 좋은 맛과 향으로 기억하는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이제 인간은 영양, 즉 소화력을 높이기 위해서보다는 오히려 향 때문에 요리를 해먹는 경우가 많아졌다. 향은 인간에게 빠질 수 없는 존재가 되었으며, 더 좋고 새로운 향을 찾기 위한 노력은 언제까지나 이어질 수밖에 없다.





    우리가 즐기는 맛과 향은 가장 검증되고 안전한 것들이다



    예전에는 맛이 좋은 음식이 무조건 몸에 좋은 음식이었다. 지금은 영양은 무관하고 감각에만 충실하게 행동한다. 요리를 하면 몸에 좋아 그 맛과 향을 좋아했던 것인데, 이제는 영양과 무관하게 맛과 향만 좋도록 요리를 한다. 맛있는 것이 몸에 좋은 것이라는 순리도 뒤집어져서, 쓴 것이 몸에 좋고 오히려 맛있는 음식이 건강에는 안 좋다는 엉터리 이야기마저 받아들여지는 시대가 되었다. 정말이지 대단히 비정상적인 상황이다.

    확실하게 말하지만, 맛이 있는 음식이 좋은 음식이다. 단지 몸에 좋은 맛있는 음식을 너무 많이 먹으니 문제가 되는 것이다. 우리의 욕망이 넘치는 문제를 가지고 음식의 문제로 호도하여 인류 역사상 가장 안전한 식품에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오히려 식품에 대한 불안감이 가장 높은 시대에 살고 있으니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식품은 과학과 예술 사이의 문화적 성격이 강하다. 식품을 과학만으로 평가하기에는 우리의 종합적인 판단력은 아직 부족하다. 그런데 오락으로 변질된 텔레비전 고발 프로그램이 어설픈 상식으로 선무당 노릇을 한다. 건강 전도사들이 보여주는 쇼와 고발 프로그램의 정보를 모두 합하면 세상에 먹을 것은 하나도 없고 환자가 아닌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우리 인류는 역사상 가장 건강하고 장수하고 안전한 식품을 먹고 있다. 과학적으로 분석하려면 진짜 과학적이어야 한다. 하지만 보통의 우리는 문화적으로 즐기면 충분하다. 인생 최고의 맛은 가장 아름다운 순간의 기억이라고 한다. 우리에게는 검증되고 안전한 맛이 대부분이다. 그러니 그저 가볍게 즐기자. 나머지는 과학이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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