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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감옥에도 사람이 살더라

감옥에도 사람이 살더라
  • 저자장열한
  • 출판사미래를소유한사람들
  • 출판년2012-11-28
  • 공급사(주)북큐브네트웍스 (2013-01-03)
  • 지원단말기PC/스마트기기
  • 듣기기능 TTS 지원(모바일에서만 이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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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는 감옥



    횡령(橫領)은 ‘자기 수중에 있으나 타인의 소유인 돈 또는 재산을 의도적으로 사사로이 사용하는 범죄’를 의미한다. 저자는 저축은행에서 전세금담보대출을 받았다가 조금은 억울하게(?) 횡령죄로 법정구속됐다. 감옥에 가리라는 생각은 추호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재판을 받으러 나갔다가 구속이란 청천벽력 같은 봉변을 당한 저자는 약 3개월 간 수감생활을 한 뒤에야 보석으로 석방됐다. 그야말로 갑작스런 감옥체험이었던 셈이다.

    저자의 본업은 글을 쓰는 작가다. 우리네 이웃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생활인으로, 전과는 물론 특별한 범죄성향을 갖고 있지도 않았다. 다만 경제적으로 다소 어려웠고, 그로 인한 작은 흠결 하나가 감옥행으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낯선 것은 누구에게나 두려움과 긴장의 대상이다. 특히 범죄자들만이 모여 있는 창살 안의 세계는 초범자를 극도로 불안하게 만든다. 그런 불안함과 긴장 속에서 맞은 감옥 생활을 저자는 작가 특유의 감수성으로 법정구속에서 출옥까지의 과정을 여과 없이, 그리고 아주 섬세하게 묘사했다.

    혹여 감옥에 갔다 온 것이 뭐 그리 대단하다고 이런 체험기를 썼느냐고 비난하거나 폄훼하는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과 격리된 감옥 안의 세상도 사람 사는 세상이고, 우리는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수많은 이유로 감옥에 갈 수도 있다. 그리고 그런 사람이 우리 주변에는 상상 이상으로 많다. 따라서 이 글은 감옥에 갇혀 있는 인간군상들도 감옥 바깥의 우리와 별반 다를 게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역설적 옹호이자 저자가 가이드가 돼 이끌어주는 감옥투어라고 할 수 있다.





    감옥도 진화한다



    우리가 머릿속에서 상상하는 감옥은 대동소이하다. 대부분 영화가 선사한 이미지 덕분인데, 푸른색의 죄수복, 짧은 머리, 득실거리는 폭력배들과 사기꾼들, 일상화된 욕설, 왠지 밉기만 한 교도관, 육체적 가혹행위…. 이처럼 감옥 바깥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감옥은 이승과 저승의 경계만큼이나 극단적이다.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딴 세상이라고 생각하는 까닭에 실제의 모습이 어떤가는 상관없이 형옥과 같은 곳으로 각인돼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저자가 체험한 감옥은 좀 다르다. 일단 소프트웨어가 우리의 지레짐작을 꾸짖는다. 푸른색보다는 훨씬 세련된(?)고동색 죄수복에, 죄수 간의 정중한 말투와 다양한 헤어스타일, 어머니 같은 교도관 등이 먼저 눈길을 끈다.

    하드웨어도 우리의 상상과는 천양지차다. 화장실 변기에서 모든 걸 해결하던 옛날과는 달리 감방 안에 싱크대가 설치돼 있고, TV를 시청 하고, 필요한 물건은 주문쇼핑을 하고, 아직은 일부지만 여름이면 에어컨을 틀어주는 곳이 감옥이다. 예전에는 10명이 넘게 쓰던 한 방의 정원도 이제는 5명으로 줄었다.

    결정적으로 감옥 안에 폭력배나 사기꾼, 살인범만 우글거릴 것으로 생각했다간 큰 오산이다. 저자가 감옥에서 만나 함께 생활한 가평다람쥐, 돌쇠사장, 탤런트 죄수, 1450번 죄수 등의 사연을 읽다보면 우리의 편견은 한순간에 저 멀리로 달아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사람냄새 물씬 풍기는 감옥 속 공간이 여느 소설보다 더 흥미진진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사법 시스템도, 감옥도 모두 철저히 자본주의 원칙을 따른다



    현실의 감옥과 법정은 철저하게 자본주의 원칙에 맞춰져 있다. 감옥에서도 빈부차는 여실히 드러난다. 돈이 없으면 초라하고, 돈이 많으면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심지어 얼마짜리 변호사를 쓰느냐에 따라 감옥 안의 대우와 형기가 달라진다.



    ‘우리 방의 방장이 1심에서 이미 채택된 증인 심문을 2심에서 재개하여 형량을 6개월가량 줄일 수 있었던 것은 재판장을 구워삶은 변호사의 로비력 덕분이다. 죄수들이 고가의 수임료를 지불하며 전관예우 변호사를 찾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유전무죄(有錢無罪)요, 무전유죄라는 말은 허튼 소리가 아니다.’ p.367



    무성의한 변론에도 불구하고 전관 출신이란 이유로 고액을 요구한 뒤 결과는 나 몰라라 하는 변호사들의 행태는 물론 그런 변호사들의 로비에 놀아나는 판검사들의 허위의식과, 돈없고 빽없는 사람들을 위해 국가가 최소한의 권리로 짜놓은 국선변호사제도의 부실한 운영 등 법조 3륜의 실상도 낱낱이 엿볼 수 있다. 물론 사명감을 가지고 피의자의 인권을 위해 땀 흘리는 판검사와 국선변호인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법조인들은 가물에 콩나듯 하는 반면 돈만, 권위만, 접대만 밝히는 얌체 법조인은 저자의 눈에 가차 없는 비판의 대상이 된다.



    ‘내 국선변호사는 내 사건 기록을 검토하고 나를 위해 고품질의 법률 서비스를 제공할 생각보다는 재판장 눈치보기에 바빴다. 그렇게 해야 신분이 보장되는 모양인데 일개 죄수인 내가 그의 ’밥줄‘을 막을 길이 없다. 국선변호사의 월수입은 700만원 이상인 것으로 들었다. 항소심 첫 재판이 열리기 전날까지 국선변호사는 나를 찾아오지 않았다. 그는 접견 한 번으로 국가에서 주는 국선변호료를 챙긴 셈이다.’ p.295





    감옥도 사람 사는 곳이다



    우리나라 국민 4명 중 한 명이 전과자이고, 이들 중 상당수가 구속 수감 생활을 경험했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그런데도 감옥의 실상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유는 사회로 돌아온 전과자들이 절대로 감옥생활을 얘기하지 않기 때문이다. 군대얘기와는 정서가 다른 것이다. 그래서 왜곡돼 알려져 있고, 불시에 감옥에 가야 하는 사람은 당황할 수밖에 없다.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으니까. 그리고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이 감옥에 가 있으면 어쩔 줄을 모른다. 그들이 어떻게 생활하는지를 모르니까.

    “당신들, 감옥 가봤어?” 이 책을 통해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은 바로 이 것이다. 철창 안도 사람이 사는 곳이고, 희노애락이 있는 곳이다. 무작정 터부시만할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죄 짓고 감옥에 갔다 온 것이 자랑은 아니지만, 저자의 감옥체험을 한 번쯤 읽어볼 만하다고 감히 추천하는 이유다.



    ‘돈 많은 죄수가 우대받는 ‘돈 재판’이 사라지고, 한 순간의 실수를 반성하며 성실하게 살아가려는 죄수에게 재기의 기회가 주어질 때, 나아가 대한민국 교도소가 텅텅 비어 재소자를 위한 국가 예산이 국민 전체를 위해 쓰이는 날이 오기를 나는 간절히 기도했다. 나는 구치소에서 ‘한여름 밤의 꿈’을 꾸었다.’ p.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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