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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파리에서 온 낱말

파리에서 온 낱말
  • 저자최연구
  • 출판사리더스북
  • 출판년2012-10-25
  • 공급사(주)북큐브네트웍스 (2013-01-03)
  • 지원단말기PC/스마트기기
  • 듣기기능 TTS 지원(모바일에서만 이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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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 가지 언어를 아는 것은 두 문화를 아는 것이다”

    지금 여기에서 낱말을 통해 만나는 프랑스적 앎과 삶




    《파리에서 온 낱말》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소비하는 프랑스어를 통해 그 말 속의 문화적 의미를 반추한 책이다. 단순히 프랑스어 낱말의 뜻을 풀이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프랑스의 에스프리를 우리 문화와 비교하며 함께 돌아본다. 우리말 속에는 알게 모르게 프랑스어가 많이 숨어 있다. 이러한 단어들을 찾아내고 어원을 밝혀내는 과정은 언어를 통해서 문화적 식견을 넓힐 수 있는 의미 있는 작업이 된다. 프랑스에는 “두 가지 언어를 말할 수 있는 것은 두 문화를 아는 것.”이라는 속담이 있다. 모르고 사용하면 그저 외래어일뿐이지만, 알고 사용하면 문화를 들여다보는 간편한 렌즈가 된다. <한겨레21>의 파리통신원으로 활동했고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판 편집위원을 지내기도 한 정치학 박사 최연구는, 이 책에서 낱말이라는 쉽고 친근한 매개체를 통해 프랑스문화와 우리 문화를 톺아보며 지금 여기에서 프랑스적 앎과 삶을 만날 것을 제안한다.





    프랑스문화의 편린들을 이어붙이며

    우리 문화와의 연관성을 용의주도하게 추적한다




    재작년 유행한 ‘세시봉 열풍’은 우리나라 1960년 중반에서 70년대 통기타 가수들이 불렀던 포크송을 그리워하는 문화흐름을 일컫는다. ‘세시봉c'est si bon’은 1953년 서울 무교동에 문을 연 우리나라 최초의 음악 감상실 이름이다. 커피 한 잔 값이면 하루 종일 앉아서 팝송, 샹송, 칸초네를 들을 수 있던 문화공간이었다. 원래 세시봉은 프랑스어로 ‘아주 좋다’는 뜻이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배우이자 가수인 이브 몽탕이 부른 노래의 제목이기도 하다.

    이처럼 우리나라에는 오래전부터 프랑스어가 알게 모르게 깊숙이 들어와있다. 모나미, 마몽드, 라네즈, 상떼빌, 몽쉘통통와 같은 상품명에서 바캉스, 베테랑, 에티켓, 시네마, 메세나, 톨레랑스와 같은 용어까지 프랑스어는 문화 전반에 걸쳐 발견된다.

    그런데 프랑스어 중에는 우리나라로 건너오면서 뉘앙스가 완전히 달라진 것들도 있다. 살롱salon은 우리나라에서는 ‘룸살롱’이라는 조어로 변해 향락과 퇴폐의 공간을 가리키지만, 프랑스에서 살롱은 젊은 지성인들이 신분과 남녀 차이를 초월해 토론하던 공간이었다. 우리나라 역사 속에도 황진이 같은 기생이 선비들과 학문과 문학을 논하는 낭만적이고 세련된 기방문화가 있었다. 그런데 어쩌다가 오늘날에는 천민자본주의의 음산한 면들만 기승을 부리는 룸살롱문화가 판치고 있는 것일까. 귤이 회남에서 나면 귤이 되지만 회북에서 나면 탱자가 된다는 귤화위지橘化爲枳의 뜻을 되새기게 된다.

    한편 프랜차이즈가 장악한 우리나라 ‘카페caf?’는 프랑스와 비교했을 때 어떤 모습일까? 1970년에 출간된 《파리의 명물》이라는 책에 보면 프랑스인들은 카페를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겨울에는 공짜로 몸을 녹일 수 있는 곳, 모르는 사람과 대화할 수 있고 책이나 신문을 읽을 수 있는 곳.” 우리나라에서는 사주카페, 인터넷카페, 다음카페, 영어카페 등으로 그 사용이 변주되고는 있지만, 그 안에 담긴 문화적 의미는 ‘함께 모여있는 공간’에 한정되어 있는 것 같아 아쉽다.





    서울 한복판에서 파리지앵처럼 먹고, 입고, 생각하라



    지난 달 언론은 올랑드 정부에서 한국계 입양인이 사상 처음으로 장관직에 올랐다는 사실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그런데 ‘한국계’라는 사실에 초점을 맞춰 자랑스러워한 이 보도는 수많은 네티즌들의 뭇매를 맞았다. 국외 입양 1위라는 부끄러운 한국실태를 간과하고 수치심을 느끼지도 못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다양성에 인색하고 ‘우리가 남이가~’로 대변되는 가치에 매몰되어 있는 우리나라와 달리, 프랑스에서는 어렸을 때부터 차이와 개성의 중요성을 교육받으며 ‘톨레랑스tol?rance’를 일상으로 받아들인다. 우리는 톨레랑스를 흔히 동양적 의미의 자비, 관용, 너그러움으로 해석하는데, 저자는 정확히 말하면 ‘의도적 용인’에 가깝다고 말한다. 약자에 대한 인간적 가치가 아닌 공동체의 관계를 뒷받침해주는 사회적 가치인 것이다. 이견과 차이를 존중해 적극적으로 투쟁하는 의무까지 포함되어 있다.

    한편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KBS, MBC, YTN 등 주요 방송사들이 장기파업을 하고 있다. 방송의 공정성과 독립성를 두고 벌어지는 이 사건을 두고 저자는 프랑스 언론 <르몽드le Monde>를 정면교사로 내세운다. “진실을, 모든 진실을, 오직 진실만을 말하라, 바보 같은 진실은 바보같이 말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진실은 마음에 들지 않게 말하고, 슬픈 진실은 슬프게 말하라.” <르몽드> 창간자 뵈브-메리의 신문관이 절실히 필요한 요즘이다.



    프랑스에는 눈치보지 않고 쓸 수 있는 5주간의 의무 유급바캉스vacances가 있고, 단 10초만 늦어도 사고로 규정할 만큼 안전의식이 철저한 테제베TGV가 있다. 문화의 영역에서 바게트baguette의 제조법을 식품법으로 엄격히 규제하는 한편, 서민적인 와인 보졸레 누보를 두고는 ‘보졸레 누보 에 따리베Beaujolais nouveau est arriv?’라는 세계적 풍습을 만들며 문화적 구별짓기를 훌륭히 해낸다.

    이 책을 추천한 진보신당 대표 홍세화는 “가령 백범 김구 선생이 한없이 욕심을 가졌던 것은 경제력이나 군사력이 아니라 문화의 힘”이었다며 “우리 안에 들어와 있는 프랑스문화의 편린들을 조각조각 이어붙이며, 그 배경과 우리 문화와의 연관성을 추적”하는 이 책을 통해 문화강대국 프랑스를 거울삼아 우리 문화의 힘을 키울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한다. 그동안 프랑스를 패션과 음식 소비로만 즐겨왔다면 이 책을 통해 앙가주망을 가진 프랑스적 지성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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