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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1F/B1 일층, 지하 일층

1F/B1 일층, 지하 일층
  • 저자김중혁
  • 출판사문학동네
  • 출판년2012-07-17
  • 공급사(주)북큐브네트웍스 (2013-01-03)
  • 지원단말기PC/스마트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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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집가에서 발명가로, 디제이에서 작곡가로,

    이것저것발명가 김중혁, 이번엔 도시다!




    내가 만들고 싶은 도시가 있었다. 모든 골목과 골목이 이어져 있고, 미로와 대로의 구분이 모호하고, 골목을 돌아설 때마다 사람들이 깜짝 놀랄 만한 또다른 풍경이 이어지며, 자신이 지나온 길을 되돌아가기도 쉽지 않을 정도로 무수히 많은 갈래길이 존재하는 도시를 만들고 싶었다. 도시의 외곽에는 바다가 있어,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다가 문득 코끝으로 비린내가 훅 끼치는 순간 파도가 자신에게 몰려드는 풍경을 사람들에게 선사하고 싶었다. _「C1+y=:[8]:」에서



    지하에서 우주까지, 골목에서 빌딩숲까지, 이 소설집의 김중혁은 도시 곳곳을 새로 쓰고 있다. 우리가 지각하고 인식해온 도시와 묘하게 닮아 있기도 하고 또 묘하게 낯설기도 한 그 공간. _차미령(문학평론가)





    디지털시대, 최첨단의 미디어로 아날로그를 써내려가기



    아날로그 | 소리, 빛, 전기 등의 파장을 갖는 것들을 아날로그 방식이라고 부른다. 디지털이 0 또는 1이라는 인위적인 신호로 바꾸어 표현한다면, 아날로그는 자연에서 생성된 파장을 가능한 한 그래도 재현한 것을 말하다. 이런 물리적인 뜻 외에도 디지털 기기들의 발달로 빠르게 변해가는 사회 속에서 과거의 향수를 상기하며 그 시절로 돌아가고자 하는 이들을 가리켜 ‘아날로그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한다.



    임의대로 해석하자면, 아날로그는 곡선을 그리는 연속적인 어떤 움직임이고, 디지털은 (디지털시계가 그러하듯이) 단속적인 숫자(0과 1)의 어떤 깜빡임이다.



    얼핏, 최첨단의 미디어를 다루며, 디지털세대를 대표할 듯 보이는 작가 김중혁은 오래전부터 이 아날로그의 문장/이야기들을 써내려왔다. 오랜 시간 긴 파장을 만들며 현재와 지속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어떤 것. 세번째 소설집 『일층 지하 일층』에서 역시 김중혁만의 참신한 감수성은, 그 긴 아날로그의 끈을 놓지 않는다. 지난 두 권의 소설집 『펭귄뉴스』(2006)와 『악기들의 도서관』(2008)에서 각종 아날로그적 도구들―LP, 라디오, 자전거, 지도, 타자기―로 이루어진 박물관과 김중혁표 특별 리믹스 앨범을 선보였다면, 이번엔 도시다.

    소설 속 화자가 만들고 싶다는 도시는, 곧 작가 자신이 만들고 싶은 도시일 터. 그 도시는 첨단의 기기들로 이루어진 미래도시가 아니라, 골목과 골목을 돌아, 수많은 갈래길들을 지나면 소금기 어린 바닷비린내가 몰려드는 곳이다. 그곳에서 김중혁은 자신만의 도시를 발견하고, 발명한다. 골목을 벗어나면 갑작스레 맞닥뜨리게 되는 물비린내, 버려진 골목, 사람들이 떠난 빈집 담벼락에 쓰여진 낙서들, 폐허가 되어 사라진 건물의 자리에 여전히 남아 있는 어떤 환각/환영들. 그리고, 이별 이후 몸에 새겨진 징후에 이르기까지.

    그곳은 도시계획 따위론 만들 수 없는 숨은 골목들과 예상치 못한 빈터가 나타나는 곳(「C1+y=:[8]:」)이고, 이야기의 전설이 만들어지는 냇가가 있는 곳(「냇가로 나와」)이며, 도심 속 주택의 좁은 벽을 돌아나가면 괴식물들이 덩굴을 이루고 자라고 있는 곳(「바질」)이다.

    그곳은 또한 모든 ‘사이’에 존재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 ‘사이’는 0과 1로 깜빡거리며 단절/분절되는 디지털의 세계에는 있을 수 없는 틈이며, 연속적인 파장의 일부, 한 과정이다.





    모든 ‘사이’를 이야기하기



    「1F/B1」은 눈에 보이지 않는, 우리가 지나쳐버린 ‘사이’ 의 어마어마한 낯선 공간을 정교하고 침착하게 보여준다. 나는 보지도 못한 그 ‘사이’로 침투해들어가는 상상력이 주는 흡인력이 놀라웠다. _신경숙(소설가)



    비밀관리실은 숫자로는 존재하지 않는 공간이었다. 일층과 지하 일층 사이의 어떤 곳이었고, 슬래시(/)처럼 아무도 존재를 눈치채지 못하는 아주 얇은 공간이었다._「1F/B1」



    사람들은 각자의 층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지만 우리는 언제나 끼어 있는 사람들입니다. 이곳도 저곳도 아닌, 그저 사이에 있는 사람들입니다. 지하 일층과 일층 사이, 일층과 이층, 이층과 삼층, 층과 층 사이에 우리들이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슬래시가 없어진다면 사람들은 엄청난 혼란을 겪을 것입니다. 우리는 아주 미미하지만 꼭 필요한 존재들인 것입니다. _「1F/B1」



    그곳―김중혁의 도시―은, 허구와 실재의 사이(「냇가로 나와」), 벽과 벽 사이(「1F/B1」), 사라진 골목과 무너진 폐허의 사이, 마술과 환각의 사이(「크랴샤」)에 존재한다. 제 생명의 줄어드는 숫자가 곧 제 이름이 되는 메갈로시티에서 사람들은 제 생명이 언제 꺼질지 알고 있으며(「3개의 식탁, 3개의 담배」), 수천수만의 유리로 둘러싸인 현대도시 서울에서 유리들은 스스로 추락한다(「유리의 도시」). 삶과 마술, 현실과 환각을 구분할 수 없는 이 도시에서, 소설의 주인공은 사라진 얼굴들, 사라진 목소리를 보고 듣는다.



    삶과 마술을 혼동하는 사람은 제대로 된 마술을 할 수 없다. (……) 다빈은 삶을 버리고 마술을 선택했다. 사람들은 그의 마술을 통해 삶을 잊고 환각을 본다. _「크랴샤」



    나도 가끔 환각을 본다. 있었다가 없어진 것들이 보일 때가 있다. 어머니가 문득 나타날 때가 있다. 말을 걸 뻔한 적도 있다. _「크랴샤」



    김중혁은, 이 모든 ‘사이’들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그것은 아날로그의 무기들로 무장한 김중혁만의 도시이기도 할 터이다. 그곳은 숫자화할 수 없는 세계, 가시화되지 않는 세계, 숨어 있는 세계, 기억 속에 존재하는 공간, 마음을 움직이는 공간이다. 해서, 잃어버린 것, 사라진 것, 잊고 있는 것, ‘사이’에 있는 것은 작가의 손끝에서 새롭게 복원된다. 어쩌면 그것은 지나간 시간 속의 도시의 복원이 아니라, “made in 김중혁”이란 라벨을 붙이고 등장한 새로운 도시일지도 모른다.





    또하나의 사이, 질문을 질문하기



    지금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디지털의 세계는, 어쩌면 답은 있고 질문은 없는 곳인지도 모른다. 답은 어디에나 넘쳐난다. 곳곳에 모범답안들이다. 이미 나와 있는 그 답들에 대해 누구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다. 그저, 그 정답을 향해 나아갈 뿐이다. 여기서 다시, 김중혁의 ‘사이-틈’은 묻는다. 그렇다면 질문은?



    “구십육 시간밖에 안 남은 걸 아는 사람에게 죽는 건 하나도 중요하지 않아요.”

    “그럼 뭐가 중요한데?”

    “질문이요.”

    “어떤 질문.”

    어떤 질문이든 상관없어요. 답은 이미 알고 있으니까 저한테 필요한 건 질문이에요.”

    “질문을 알고 싶어요.” _「3개의 식탁, 3개의 담배」



    “남기고 싶은 말이 있으시면 하십시오. (……) 죄송합니다. 저는 전해드리지는 못합니다. 그냥 들어드릴 뿐이에요.”

    “그게 무슨 의미가 있어?”

    “그렇게 생각하신다니 유감입니다. 저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 대화를 나누는 것이니까요.” _「3개의 식탁, 3개의 담배」



    제 시간이 구십육 시간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스무 살 소녀에게 죽는 건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정답은 이미 나와 있으니까. 중요한 건 질문이다. 서로 다른 시간을 살고 있는 각자에게 주어진 단 하나의 정답이 아니라, 그들 각자의 질문, 우리 각자의 질문.



    제대로 된 답을 얻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질문을 해야 하고, 제대로 된 질문을 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의문이 있어야 한다. _「유리의 도시」





    ‘made in 김중혁’에서 ‘made in ***’으로



    김중혁에게 장소란 정체성을 형성하는 매개이거나, 대안적 문화의 토대이거나, 진한 교감이 오가는 인간적인 터이거나, 전설과도 같은 이야기의 산실이다. 김중혁이 이 소설에서 한 일들 중 하나는 이제는 잊혀진 향수의 대상이나 재개발되어야 할 유물쯤으로 취급되는 골목길을 우리가 새롭게 인식하도록 만든 것이다. _차미령(문학평론가)



    김중혁이 이번 소설집에서 그리고 있는 도시는 물리적인 공간이 아니라, 기억과 경험이 수놓아진 곳이다. 사물에서 인간으로, 인간에서 다시 공간으로, 아날로그의 긴 끈으로 골목 곳곳, 도시 곳곳을 연결하는 김중혁만의 빛나는 도시제작기. 반짝반짝 빛나는 첨단의 감수성으로 그가 새롭게 제작해낸 도시를 구석구석 구경하다보면, 어느새 읽는 이의 마음속 머릿속에도 골목길 하나가 생겨나고, 빈터가 생겨나고, 전깃줄들이 하나둘 엉켜들고, 옛집들이 자리를 잡으며 저마다의 도시가 세워진다. 처음에 깜빡깜빡 불연속적으로 점멸하던 그곳은, 마침내 한 장의 그림으로, 다시 그 속에서 나무들이 자라고, 기억에서 잠시 잊혀진 사람들이 되살아나 살아 있는 도시가 된다. 김중혁이 만들고, 우리가 만든 그 도시에서, 우리는, 또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 모든 ‘사이’를 들여다보며, 그 틈들을 자신만의 기억과 경험으로 다시 메우며, 정답이 아닌 새로운 질문들을 구하며.





    수록작품 발표지면



    ● c1+y=:[8]: ‥‥‥‥‥‥‥‥‥‥‥ 『문학과사회』 2009년 여름

    ● 냇가로 나와 ‥‥‥‥‥‥‥‥‥‥‥ 『한국문학』 2011년 여름

    ● 바질 ‥‥‥‥‥‥‥‥‥‥‥‥‥‥ 『현대문학』 2010년 12월

    ● 3개의 식탁, 3개의 담배 ‥‥‥‥‥‥ 『창작과비평』 2009년 봄

    ● 1F/B1 ‥‥‥‥‥‥‥‥‥‥‥‥‥ 『문학동네』 2009년 가을(제1회 젊은작가상 대상 수상작)

    ● 유리의 도시 ‥‥‥‥‥‥‥‥‥‥‥‥『현대문학』 2009년 8월

    ● 크랴샤 ‥‥‥‥‥‥‥‥‥‥‥‥‥‥ 『대산문화』2011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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