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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생각의 일요일들

생각의 일요일들
  • 저자은희경
  • 출판사
  • 출판년2012-06-04
  • 공급사(주)북큐브네트웍스 (2013-01-03)
  • 지원단말기PC/스마트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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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각하는 쪽으로 삶은 스며든다.

    마치 소설가의 현재 삶이 소설을 결정하는 것처럼.



    잠시 조금만 쉬었다 가자

    생각의 일요일들



    은희경, 등단 이후 첫 산문집.




    이 한 줄 외에 대체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요. 여기까지만 들어도 호흡이 빨라지고 마음이 급해집니다. 처음 만나는 ‘은희경 산문집’이라니. 굳이 기존에 그녀가 발표한 소설책 제목들을 줄줄 읊어대거나 어떤 화려한 미사여구를 붙여보아도 사족이 되고 맙니다. 그냥 ‘은희경 산문집’, 이 한마디면 되는 것이죠. 이 기분 좋은 흥분을 등에 업고 감히 호들갑을 좀 떨어봅니다. 여기 이 산문들이 있었기에 은희경의 수많은 장편소설이 완성될 수 있었노라고요.





    소설을 쓰는 동안, 작가는 소설과 일상의 경계에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지금껏 꼭꼭 숨겨왔던 작가 은희경의 ‘유쾌한 내면’을 읽는 시간!

    그녀의 깊이 속으로 빨려들어가다




    이 책은 은희경 작가가 소설을 연재하면서 틈틈이 썼던 글들을 모은 것입니다. 한 작가의 창작 노트이기도 한 이 책은 그렇다고 글쓰기의 이론을 담은 것이 아니라, 일상의 흐름들을 연결해 재미있고 유쾌한 읽을거리를 담았습니다. 열어놓은 집필실 창문을 통해 작가의 사생활 주변을 기웃거리는 착각이 들 정도로 은희경 작가의 꾸밈없는 모습 그대로와 악수할 수 있습니다. 창작 과정에 수반되는 끝없는 고민과 생각의 발자취를 따르다보면 어느 일요일 늦은 아침, 자분자분 산책하는 기분마저 들게 합니다. 책을 읽는 동안 자주 번져오는 명료하면서도 날카로운 생각의 일침! 그녀가 이토록 매력적이었다니요!

    500쪽에 육박하는 장편소설을 완성해야 하는 긴 호흡의 집필 기간 동안, 작가가 어떤 생각을 했고 또 어떤 사소한 일들이 일어났었는지를 거꾸로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형식의 산문집은 보기 드물게 새로운 시도라 할 수 있습니다. 소설을 집필하던 일산ㆍ서울 작업실과 원주, 그리고 잠시 머물다 온 독일과 시애틀에서의 생생한 이야기들 속에 조금의 보탬이나 과장 없이 사소한 일상의 모습을 오롯이 담았습니다. 그 덕분에 편안하고 재미있게 읽히지만 어느 한 장 허투루 넘길 수는 없습니다. 한 세계를 완성시키기 위해 작가가 그려가는 밑그림들을 우리가 펼쳐보는 동안, 생각의 날을 다듬고 호흡을 고르는 과정 자체에 한 편의 장편소설 탄생 과정이 고스란히 함축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 산문집 속의 글을 쓰는 기간이 내 인생에서 고독으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져 있던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소요와 미열의 시간들이었다. 지금은 꼭 그렇지는 않다. 꿈에서 깨어난 사람의 눈으로 볼 때 이 산문 속 시간들의 한시적인 소란과 과장된 감정과 헛된 열정이 낯 뜨겁고 공허해 보여 책을 묶기까지 여러 번 망설였다. 그러나 눈을 드니 멀리에서부터 다시 천천히 내게 다가오고 있는 고독, 가까워질수록 그 얼굴이 익숙했다. 그 얼굴 너머로 이제는 멀어져버린 아득하고 천진한 나의 한 시절을 기억해두고 싶어졌다.

    _ 작가의 말 맨 앞에 중에서





    “우리가 비슷한 감각으로 비슷한 문제를 고민하는 동시대인이라는 느낌, 그것이 저를 쓰게 만듭니다.”



    은희경 작가가 있는 그대로의 생활을 여과없이 보여주는 모습에서 선명한 울림을 받게 되는 건, 그녀는 열 권의 소설책을 낸 대한민국 대표작가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우리와 같은 하늘 아래서 숨 쉬고 밥 먹고 그렇게 엇비슷한 삶을 살아가는 한 인간이기도 하다는 동질감에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창문의 블라인드를 열고 날씨를 살피고 시계를 보고 커피콩을 가는 일상은 우리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렇게 하루를 시작해 책상 앞에 앉아 문장을 쓰기 시작하는 것이죠.

    그밖에도 충분히 우리의 일상과 밀접한 면면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근시교정 렌즈를 끼면서 우리네 내면의 마이너리티를 발견하기도 하고, 킬힐을 신고 스탠딩 공연을 보러갔던 아찔하면서도 짜릿한 경험과 처음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했던 일화를 소개하기도 합니다. 또, 동생 책상 서랍을 우연히 열었다가 그곳에서 발견한 엽서 한 장이 소설의 첫 단추가 된 이야기, 글이 잘 써지지 않던 날에 사케집에 앉아 밤새 내리던 눈을 바라보던 일 등 소설을 쓰는 기간 동안 그녀가 만났던 크고 작은 풍경과 관계들을 하나씩 펼쳐놓습니다. 이 모든 부분은 소설을 집필하는 과정에서 힘줄이 되었고, 어떤 식으로 얼마간이 됐든 전체를 이루게 하는 데 중요한 나사 역할을 한 것이 사실일 것입니다.

    평소 소설을 통해 보여주었던 ‘다소 쿨함’과 ‘서늘한 맺고끊기’의 정서와는 사뭇 다른 ‘약간의 엉뚱함’과 ‘따뜻한 진지함’을 첫 산문집에 담습니다. 여러 소설 속에서 다양한 주인공을 만들어내던 은희경 작가가 이번엔 그녀 스스로 산문집의 주인공이 되어 친근한 목소리를 들려주고 있다는 점에서 이제 우리는 그녀와 더 많이 가까워질 것 같습니다.





    특히 당신이 작가지망생이라면 꼼꼼히, 그리고 애정으로 이 책을 읽어보시길



    작가는 어떤 공기를 호흡할까. 어떤 대상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지극히 사적인 시간에는 무엇을 할까. 이것은 늘 우리가 궁금해왔던 질문들입니다. 하지만 여기에 작가에 대한 호감이나 두터운 애정의 정도가 보태진다면 그의 글씨체, 그만의 식습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그리고 어떻게 여행을 하는가까지, 셀 수도 없는 여러 가지에 관심을 기울이게 됩니다.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한 작가가 만들어낸 세계에 동참하는 데 도움으로 작용할 것 같아서지요. 그리고 그런 것들을 조금이라도 알아간다면 어느 한편 작가의 세계 속으로 승차한 기분을 얻게 될 것입니다.

    이제 은희경 작가의 일상을 따라가며, 생각의 세포 겹겹을 따라가보기로 합니다. 그녀가 삶을 살아가면서 본 것과 들은 것과 반응한 것과 알아간 것, 그리고 시선을 준 그 모두를 날것 그대로 담았습니다.

    감정의 요철은 물론 그 시기에 찾아온 사소한 물결들조차 그대로 담겨진 이 집필노트의 양분들이 얼마간 문장에, 소설에 스며들었을 거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입니다.





    “소설을 쓰는 것은 결국 내 안에 있는 고통과 혼란과 변명과 독대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은희경 작가가 새 소설을 쓰기 시작할 때 꼭 하는 두 가지 일은?

    그건 바로, 집 떠나 새로운 공간을 찾은 일과 손톱을 깎는 일.

    익숙한 공간에서는 뻔한 생각밖에 떠오르지 않아 떠나야 하고, 손톱이 길면 갑갑해서 자판을 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소소하지만 중요한 습관들을 통해 우리는 집필실 책상에 앉아 있을 그녀의 모습을 상상하게 됩니다. 아무리 수년간 소설을 써온 대가라지만, 창작의 매 순간은 그녀에게도 물론 힘들고 어려운 과정이겠지요. 그래서 작가는 그런 순간마다 소설 속에서 잠시 빠져나와 다른 노트로 이동하면서 아무런 꾸밈없는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가 그대로 그 모습이어도 괜찮다고 토닥입니다.



    소설을 쓰는 첫 단계에서 어김없이 닥쳐오는 일이지만 정말이지 온 세상의 문이란 문은 다 닫혀 있는 듯한 절망에 빠지거든요. 어떤 문을 두드려야 할지 마음은 급하고 자신은 없고 시간은 흘러가고, 신경이 날카로워지는 건 말할 필요도 없지요.

    _ 본문 중에서



    어쩌면……

    그녀의 소설이 지독할 만큼 치열하고 치밀한 월화수목금요일이라면,

    그녀의 산문은 잠시 조금만 쉬어가자는 의미의 일요일인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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